남자아이끼리 여자아이끼리 > 아동기

유치원 때까지는 남녀 구분 없이 잘 어울려 놀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이 되면, 어떻게 그렇게 남녀 칠세 부동석이 되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 시기에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가까이 지내면 놀림의 대상이 되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특히 여자아이와 가까이 지내는 남자아이의 경우 계집아이 같다고 놀림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십중팔구 자명한 일이고, 남자아이들은 ‘아이스케키’등을 외치면서 여자아이들의 치마를 들쳐보는 행동을 오히려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수가 많습니다.
남자아이들이 이렇게 행동하는 데는 자기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이 시기 전의 오이디푸스시기에 남자아이들은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계속 아빠와 경쟁하다가는 언제 아빠로부터 반격을 받아 자기의 고추가 제거당할지도 모르겠다는 거세공포증을 느끼면서, 서서히 아빠와 경쟁하는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만 5~6세 무렵에 남자 아이는 아빠와 경쟁하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에, 오히려 ‘나도, 아빠같이 크고 강하게 자라서 엄마 또는 엄마 같은 여자와 결혼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의식적으로라도 남자같이 행동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생각해 볼 때 이 시기 남자아이들의 우상이 슈퍼맨이나 베트맨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슈퍼맨이나 베트맨도 여자를 좋아하고 사랑에도 빠지지만, 그보다는 악의 무리를 가차없이 쳐부수는, 강력한 힘의 상징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시기 남자아이들의 소망이 아빠나 슈퍼맨과 같이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니까, 신체적으로 약한 여자아이를 열등하게 여기고 멀리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시기의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와 잘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여자아이와 친숙하게 지내다 보면 여자아이는 고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나도 까딱 잘못하다가는 언제 저렇게 될지 모른다’는 거세불안증이 느껴질 수 있어, 여자아이와 어울리는 것을 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시기를 지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입학하는 시기, 즉 청소년시기에 접어들면서 아이들은 서서히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는 어른들이 끼어들어서는 안되는 아이들만의 작은 사회가 형성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