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만의 작은 사회 > 아동기

본문 바로가기

목록

통합 아이들만의 작은 사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687회 작성일 13-03-18 00:00

본문

아이들이 8~9세가 되면 서서히 집안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기 또래의 어떤 그룹에 속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반면에 부모들은 아이가 영원히 자기의 품 안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편안한 부모의 품 안을 벗어나 자기 존재를 확립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럴 때 또래의 그룹으로부터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아 부모로부터 서서히 독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 또래의 아이들 그룹에 함게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은, ‘우리’라는 개념을 갖게 해주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성인들의 경우에도 ‘우리교회’, ‘우리친구’, ‘우리식구’, ‘우리나라’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이 삭막한 인간세계를 살아가는 데 있어, 나 혼자가 아니라 내가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덜 불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기 또래의 그룹이 형성되면, 그 그룹을 이용해서 자기 부모가 정한 어떤 규칙이나 기준을 지키지 않으려는 근거로 삼기도 합니다.
저희집 둘째 수린이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자기 엄마가 설거지를 하라든지, 신발 정리 또는 세차를 시키면, “내 친구 누구네 집은 그렇게 하지 않는데 엄마는 왜 그러지?” 하면서 번번히 자기 엄마 말을 들으려하지 않았습니다.
제 처는 수린이와 몇 번 다투다 끝내는 “그 집이 그렇게 좋으면 그 집에 가서 살든지, 아니면 우리 집에 살고 싶으면 우리집 규칙을 따르라”고 소리치는 경우를 가끔씩 들었습니다.
수린이는 자기 또래의 그룹을 이용해 엄마의 권위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고 하고, 제 처는 아직은 수린이 네가 엄마인 나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은 용서 못하겠으니 엄마가 정한 규칙을 따르기 싫으면 이 집을 떠나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요사이는 당연히 수린이가 번번히 KO패를 당하고 있지만, 앞으로 시간이 점차로 흘러감에 따라 제 처가 점차로 밀릴 것이고, 머지 않은 장래에 제 처가 수린이에게 KO패 당하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제 처와 수린이 어느 한 쪽이 KO패를 당함이 없이 무승부가 되는 그 날이 수린이가 엄마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은 가끔 자기가 속한 그룹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사소한 비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슈퍼마켓에서 과자를 슬쩍 하는 것으로부터 문방구나 서점에서 좀 더 값이 나가는 물건을 슬쩍하므로 해서 자기가 속한 그룹으로부터 용감하다는 인정을 받기도 합니다.
어떤 그룹은 처음 가입하려는 아이에게 그런 행동을 하게 함으로써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시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것을 거절하는 경우는 그룹에 같이 어울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놀림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룹으로부터 소외된다는 것은 이 시기 아이들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스트레스로 받아들여집니다.
따라서 어떤 경우는 소외된 아이들끼리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 기존의 그룹에 대항하며 자기들의 응집력을 보이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부모가 아이들의 일에 무분별하게 개입하므로써 그런대로 유지되던 자기 아이의 사회생활을 망쳐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강석이는 어딘가 다소 모자란듯한 용모에, 행동도 그렇게 하지만, 아파트 단지 내의 아이들로부터 구박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농구나 야구게임을 할 때 강석이를 잘 넣어주는 편이었습니다.
강석이는 부모가 강석이의 학교성적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강석이는 방과 후에는 늘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의 아이들이 팀을 짜면서 한 자리가 비게 되면 강석이를 불렀고, 강석이가 어느 정도 모자란다는 것을 알지만 동네 그룹에서 자리 메우는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강석이를 그렇게까지 구박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는 어느날 아이들이 강석이의 야구모자를 빼앗아 서로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그렇게 심하지는 않게 강석이를 놀려먹었는데, 강석이가 울면서 집으로 달려가 자기 아빠에게 아이들이 자기를 놀린다고 일러줬다고 했습니다.
안 그래도 평소에 혹시 동네아이들이 강석이를 놀리지 않나하고 민감해 있던 강석이 아빠가 흥분해 달려나와서는 강석이의 모자를 갖고 있던 아이의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고 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부터 강석이는 동네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기 시작했는데, 아이들의 입장에서 볼 때 강석이는 동네아이들 그룹의 규칙을 어긴 것입니다.
강석이는 자신이 다소 놀림의 대상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집으로 달려가 아빠에게 일러줘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 그룹 내에서 생긴 일은 그 안에서 해결해야지 다른 사람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그 그룹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강석이의 경우처럼 그 그룹으로부터 내몰림을 당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후 강석이는 그 아파트 단지 내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고 외톨이로 지내다가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강석이 아빠도 이사간 곳에서는 강석이와 연관된 사소한 문제에는 개입하지 않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강석이도 그 이후에는 학교공부는 거의 끝이었지만, 적어도 동네와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로부터 따돌림 받는 일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해수소중한아이 의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68 (분당프라자) 405호 전화:031-717-5545,031-717-5536,031-713-3589(FAX)
해수 상담클리닉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수서로 554 전화 031-719-1255,031-719-2686,031-719-2687(FAX)
Copyright © www.haesue.co.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