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통합 태몽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471회 작성일 14-12-17 14:25본문
내가 산부인과 레지던트 시절의 이야기다. 동기인 소아과 레지던트 의사가 만면에 웃음을 띠우고 찾아왔다. 아파트 앞 도로에 청계천같은 냇물이 생겼고 거기에 커다란 백조가 유유히 떠다니고 있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태몽 같아서 소변 검사를 해보니 임신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마침 그 당시 근무하던 대학병원에 국내 처음으로 초음파기계가 도입되어 교육받던 중이라 친구의 복부를 초음파 검사해 보니 과연 자궁안에 태낭과 심장의 움직임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런데, 3주 정도 후에 그 친구가 어두운 표정으로 다시 나를 찾아왔다. 요즈음 질 출혈이 있어서 소변으로 임신 테스트를 해 보니 2줄 중 1줄이 좀 덜 선명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때의 태몽과 비슷한 꿈을 꾸었는데, 이번에는 냇물이 시궁창처럼 썩는 냄새가 나면서 시커먼 새 같은 것이 한쪽 구석에 죽어있었다는 것이다. 그 즉시 초음파검사를 해보니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고 계류 유산이 되어있었다.
그 이후 전문의로서 많은 산전 진찰을 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다. 이를테면 꿈에 썩은 사과를 봤다면 태아가 유산되어 있었고, 두 개의 배냇저고리를 봤다면 쌍태 임신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검은 돼지는 아들 흰 돼지는 딸, 큰 구렁이는 아들 실뱀은 딸, 같은 채소 꿈이라도 파나 고추는 아들, 석류나 수박은 딸 식으로 태몽은 의외로 태아의 성별을 예측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태몽을 통해 태아의 성격, 장래 직업, 능력 따위를 유추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 태어난 아이의 성격이나 능력을 태몽과 맞춰볼 수는 없었으나 적어도 초음파검사를 통해 성별은 맞춰볼 수 있었는데, 신통하게도 80~90 % 정도는 일치하였다.
프로이드 이래로 많은 정신과의사들이 꿈을 통하여 환자의 무의식을 탐구하여 왔다. 그런데 태몽의 경우, 그 꿈이 산모의 무의식만을 반영한다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태아의 실체와 과학적으로 합치되는 점이 많다.
신사임당이 오죽헌에서 동해바다의 찬란한 아침햇살을 받으며 검은 용이 자신에게 날아드는 태몽을 꾸고 율곡 선생을 낳았다는데, 이 꿈이 사임당의 탁월한 아이를 낳고 싶은 무의식적인 욕구에서만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율곡의 범상한 태아로서의 기개가 산모와 태아의 어떤 통신 시스템을 통하여 사임당의 꿈 속에 투영된 것일까?
현대의 태아 심리학자들은 후자의 이론을 지지한다. 사람은 두 살이나 세 살 까지는 인격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프로이드의 생각과는 달리 태아의 인격과 본능적인 욕구는 태아가 잉태된 순간부터 태어나기까지 9개월 동안 산모의 뱃속에서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에 따라 형성된다고 본다. 따라서 부모에 의한 육아, 특히 mothering은 분만 전 태중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이 시기의 태아에 대한 부모의 생각이나 행동, 생활 습관은 신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지능이나 정서적인 면에서 건강한 신생아를 분만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태교이고, 태몽은 태교의 시작이다.
그 이후 전문의로서 많은 산전 진찰을 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다. 이를테면 꿈에 썩은 사과를 봤다면 태아가 유산되어 있었고, 두 개의 배냇저고리를 봤다면 쌍태 임신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검은 돼지는 아들 흰 돼지는 딸, 큰 구렁이는 아들 실뱀은 딸, 같은 채소 꿈이라도 파나 고추는 아들, 석류나 수박은 딸 식으로 태몽은 의외로 태아의 성별을 예측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태몽을 통해 태아의 성격, 장래 직업, 능력 따위를 유추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 태어난 아이의 성격이나 능력을 태몽과 맞춰볼 수는 없었으나 적어도 초음파검사를 통해 성별은 맞춰볼 수 있었는데, 신통하게도 80~90 % 정도는 일치하였다.
프로이드 이래로 많은 정신과의사들이 꿈을 통하여 환자의 무의식을 탐구하여 왔다. 그런데 태몽의 경우, 그 꿈이 산모의 무의식만을 반영한다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태아의 실체와 과학적으로 합치되는 점이 많다.
신사임당이 오죽헌에서 동해바다의 찬란한 아침햇살을 받으며 검은 용이 자신에게 날아드는 태몽을 꾸고 율곡 선생을 낳았다는데, 이 꿈이 사임당의 탁월한 아이를 낳고 싶은 무의식적인 욕구에서만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율곡의 범상한 태아로서의 기개가 산모와 태아의 어떤 통신 시스템을 통하여 사임당의 꿈 속에 투영된 것일까?
현대의 태아 심리학자들은 후자의 이론을 지지한다. 사람은 두 살이나 세 살 까지는 인격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프로이드의 생각과는 달리 태아의 인격과 본능적인 욕구는 태아가 잉태된 순간부터 태어나기까지 9개월 동안 산모의 뱃속에서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에 따라 형성된다고 본다. 따라서 부모에 의한 육아, 특히 mothering은 분만 전 태중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이 시기의 태아에 대한 부모의 생각이나 행동, 생활 습관은 신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지능이나 정서적인 면에서 건강한 신생아를 분만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태교이고, 태몽은 태교의 시작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