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의 오이디푸스 시기 > 영.유아기

이 시기의 남자아이는 알게 모르게 아빠와 경쟁하며, 아빠를 대신해 엄마의 사랑을 가지려고 하지만, 아빠와 경쟁하기에는 우선 신체의 크기를 생각해 봐도 역부족이라는 것을 점차로 깨닫게 됩니다.
목욕 등 우연한 기회에 누나나 여동생의 성기를 볼 기회가 있으면 이런 상황은 더욱더 심각해져, 계속 아빠와 경쟁하다가는 나도 여동생이나 누나처럼 나의 성기가 제거될지도 모른다는 거세불안증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택할 수 있는 길은 일단 적이 너무 강하니까 작전상 후퇴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는 아무리 엄마가 나를 좋아해도 자기 전에 엄마의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당사자는 역시 아빠라는 엄연한 현실을 부인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나는 커서 엄마하고 결혼 할래”라고 말하는 이 시기의 남자아이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시기의 아이들에 있어서 이것은 전혀 잘못된 생각이 아니고 아이의 정상발달상에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도 시간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발달되어 있지 않아 자기는 계속 나이가 들어가지만 엄마의 나이는 그대로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이의 인지능력 수준이 어떤 사건이나 일을 생각할 때 어느 한쪽 측면만을 생각하고 다른 쪽 측면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높이가 높고 밑면은 좁은 물병과 높이는 낮고 밑면은 넓은, 사실상 부피가 같은 두 물병을 놓아두고, 아이에게 어느쪽 물병에 물이 더 많이 들어가느냐고 물으면, 대개는 높이가 높고 밑면이 좁은 쪽이 물이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대답하는 이유는,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양쪽 측면을 볼 정도로 인지기능이 발달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밑면적이 넓은 것은 고려하지 않고 물병의 높이만을 생각한 채, 높이가 높은 물병이 물이 더 많이 들어가는 물병이라고 쉽게 선택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밑면적과 높이, 즉 양쪽 측면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게 되려면 적어도 만 6세 무렵이 지나야 된다는 것이 통설입니다. 엄마의 나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나이가 늘어가는 것만 생각할 뿐이고, 동시에 엄마의 나이도 늘어나 아이 자신이 20대가 되면 엄마는 40~50대가 된다는 생각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아빠에 비해 자기의 왜소한 신체적조건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아빠와 경쟁하는 것은 아직은 힘들다고 판단내릴 것입니다.
어차피 아빠와 지금 경쟁해서는 엄마를 쟁취하지 못하고, 오히려 심각한 패퇴를 당할 가능성이 많으니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나중에 자라서 엄마와 결혼하기 위해서는, 엄마가 사랑하는 아빠를 닮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러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점차로 남자답게 성숙해가며 오이디푸스의 갈등에서 벗어난다는 것입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아직은 현실감각을 가질 정도로 인지능력이 충분히 발달 되어 있지 않아 많은 환상에 사로잡혀 있을 수가 있습니다.